20~30대가 가장 많이 내려간 시골 TOP 20, 알고 보니 거의 다 ‘이 지역’이었다

2026년 10월 08일

가상 사례로 먼저 보기

대전에서 일하는 32살 이도시씨는 원룸 계약 만료를 두 달 앞두고 대전 옆 옥천의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이 지나가듯 한마디를 보탰습니다. “옥천은 기본소득 지역이라 한 달에 15만 원씩 나와요. 요즘 젊은 사람들 꽤 들어와요.” 이도시씨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정말 그 돈 때문에 20~30대가 시골로 옮겨 갔을까요?

이도시씨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가상 인물입니다. 이 글의 순위와 숫자는 모두 행정안전부 실제 통계입니다.

숫자로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1년(2025년 10월~2026년 9월) 동안 20~30대가 들어온 만큼 빠져나간 사람을 뺀 순이동을 군 75곳에서 계산하고, 인구 1천 명당으로 맞춰 줄 세웠습니다. 상위 20곳 가운데 16곳이 농어촌기본소득 지역이었습니다. 흔히 ‘농촌 기본소득’이라고 부르는, 주민 모두에게 매달 15만 원 안팎을 주는 시범사업 지역입니다. 부동산 사장님 말이 아주 틀리지는 않았던 셈입니다.

20~30대 순이동 · 인구 1천 명당

20~30대가 가장 많이 늘어난 시골 TOP 20

순위군20~30대 순이동1천 명당전체 인구비고
1경기 연천군+767명+17.8+5.3%기본소득(1차) · 접경지역
2전남 신안군+684명+16.2+9.0%기본소득(1차)
3강원 화천군+354명+15.4+2.3%기본소득(2차) · 접경지역
4경북 청송군+368명+15.0+4.8%기본소득(2차)
5경북 영양군+234명+14.7+5.1%기본소득(1차)
6충북 옥천군+742명+14.6+5.0%기본소득(1차) · 대전 생활권
7강원 정선군+474명+13.5+5.7%기본소득(1차)
8충북 음성군+1,205명+12.6+3.6%산업단지
9충북 보은군+366명+11.6+4.2%기본소득(2차)
10전북 장수군+245명+11.6+3.9%기본소득(1차)
11전북 무주군+228명+9.7+3.0%기본소득(2차)
12전남 보성군+368명+9.6+4.2%기본소득(2차)
13충북 괴산군+346명+9.4+3.9%—
14전북 진안군+185명+7.4+3.3%기본소득(2차)
15전남 구례군+179명+7.3+3.4%기본소득(2차)
16경남 남해군+282명+6.9+4.4%기본소득(1차)
17전남 곡성군+180명+6.5+4.3%기본소득(1차)
18전북 순창군+168명+6.1+3.5%기본소득(1차)
19경북 울진군+250명+5.4+1.0%원전 건설
20충남 홍성군+523명+5.1+1.8%내포신도시

20~30대 순이동 = 20~39세 전입 − 전출(2025.10~2026.09). 1천 명당 = 순이동 ÷ 2026년 9월 인구 × 1,000. 전체 인구는 1년 전 대비 증감률. 기본소득 1차는 2025년 선정 10개 군, 2차는 2026년 6월 추가 선정 7개 군. 자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인구이동(공공데이터포털), 방랑도시농부 집계.

왜 ‘인구 1천 명당’으로 줄 세웠을까

들어온 사람 수만 세면 큰 군이 무조건 앞에 섭니다. 음성군은 20~30대가 1,205명 늘어 숫자로는 군 가운데 1등이지만, 인구가 9만 명이 넘는 곳입니다. 인구 2만 명대인 화천군에서 354명이 늘어난 것과 같은 무게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구 1천 명당으로 맞췄습니다.

순이동은 ‘들어온 사람 − 나간 사람’입니다. 20~30대가 300명 들어오고 200명 나갔다면 +100명입니다. 학교나 일자리 때문에 나가는 사람까지 빼고 남은 숫자라서, 실제로 그 동네에 젊은 사람이 늘었는지를 더 정직하게 보여 줍니다.

시까지 넣으면 평택, 파주, 아산처럼 큰 도시가 위를 차지합니다. 이 글은 시골을 찾는 분을 위한 것이라 군 75곳만 봤습니다.

농촌 기본소득 지역과 아닌 군, 얼마나 달랐을까

기본소득 17개 군만 따로 모아 보면 차이가 더 또렷해집니다. 17곳은 한 곳도 빠짐없이 20~30대가 늘었습니다. 가장 적게 늘어난 충남 청양군도 1천 명당 +4.2명입니다. 같은 기간 나머지 군 58곳은 20~30대가 늘어난 곳이 14곳뿐이었습니다.

20~30대 순이동 기본소득 지역 비교 — 기본소득 17개 군 인구 1천 명당 +11.1명, 그 밖의 군 58곳 −2.0명. 20~30대가 늘어난 군과 전체 인구가 늘어난 군도 기본소득 17곳 모두, 그 밖의 군은 14곳과 11곳

전체 인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소득 17개 군은 1년 사이 인구가 2.3~9.0% 늘었고, 나머지 군 58곳 가운데 47곳은 인구가 줄었습니다. 시골 인구는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 왔는데, 17곳에서만 그 흐름이 한꺼번에 뒤집힌 것입니다.

언제부터 늘었을까

1년 합계만 보면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2024년 10월부터 2년 동안 20~30대 인구가 달마다 얼마나 변했는지 다시 살펴봤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또렷했습니다.

20~30대 인구 기본소득 선정 전후 — 1차 10개 군은 2025년 10월 선정 뒤 3개월 인구 1천 명당 +9.6명, 2차 7개 군은 2026년 6월 선정 뒤 4개월 +9.4명, 그 밖의 군 65곳은 계속 감소

1차 10개 군은 2025년 9월까지 다른 군과 똑같이 조금씩 줄고 있었습니다. 기본소득 지역으로 선정된 2025년 10월부터 석 달 동안 20~30대가 3,137명 늘었습니다. 2차 7개 군은 더 분명합니다. 1차 지역이 늘어나는 동안에도 제자리였다가, 자기 지역이 선정된 2026년 6월부터 넉 달 동안 1,742명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그 밖의 군은 거의 매달 줄었습니다.

기본소득은 신청일 전 30일 이상 그 군에 주민등록이 있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선정 발표 직후 전입이 한꺼번에 몰린 것은 이 조건과 맞물린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다만 주소를 옮긴 사람이 모두 실제로 이사했는지는 이 숫자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군청이 실거주를 따로 확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 청년들이 내려간 걸까

“도시 청년들이 시골로 간다”는 그림을 떠올리기 쉽지만, 숫자는 조금 다릅니다. 기본소득 지역으로 이사 온 사람(모든 나이) 가운데 수도권에서 온 사람은 평균 23%였습니다. 기본소득이 아닌 군(27%)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나머지 넷 중 셋은 같은 도 안이나 가까운 도시에서 옮겨 왔다는 뜻입니다. 대전 옆 옥천, 광주와 가까운 곡성·구례처럼 근처 도시에 살던 사람이 생활권은 그대로 두고 주소를 옮긴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도시씨의 고민과 같은 모양입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화천군은 전입자의 45%, 정선군은 35%가 수도권에서 왔습니다. 화천은 군부대가 많은 접경지역이라 군 간부와 가족의 전입이 섞여 있습니다.

기본소득 하나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숫자가 보여 주는 것은 “기본소득 지역에서 20~30대가 함께 늘었다”까지입니다. 기본소득 때문에 왔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니고, 실제로 다른 이유가 겹친 곳이 여럿 있습니다.

군함께 볼 이유
음성군(8위)기본소득 지역이 아닙니다. 산업단지 일자리를 따라 들어온 젊은 층이 많은 곳입니다.
울진군(19위)기본소득 지역이 아닙니다. 울진군은 신한울 3·4호기 건설과 다자녀 지원 같은 복지 정책을 인구가 늘어난 이유로 꼽았습니다.
홍성군(20위)기본소득 지역이 아닙니다.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가 홍성 홍북읍에 있어 이 읍 인구가 4년 사이 3분의 1 늘었습니다.
괴산군(13위)기본소득 지역이 아닙니다. 뚜렷한 이유를 한 가지로 짚기는 어렵습니다.
연천군·화천군기본소득 지역이면서 접경지역입니다. 군부대 간부 전입이 숫자에 섞였을 수 있습니다.
옥천군기본소득 지역이면서 대전과 맞붙은 생활권입니다.

그래도 기본소득이 아닌 군에서 이 정도로 늘어난 곳은 대부분 공장, 원전, 신도시처럼 큰 일자리나 집이 새로 생긴 곳이었습니다. 그런 이유 없이 17곳이 한꺼번에, 그것도 선정 시점에 맞춰 늘었다는 점까지 보면 기본소득이 이사를 앞당긴 계기가 됐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대로 20~30대가 빠져나간 시골은

아래쪽 끝도 살펴볼 만합니다. 20~30대가 가장 많이 빠진 군은 경북 칠곡군(1천 명당 −9.4명), 경남 함안군(−7.8명), 강원 영월군(−7.4명) 순이었습니다.

20~30대 늘어난 군 빠진 군 — 연천·신안·화천·청송·영양·옥천·정선은 기본소득 지역, 음성은 산업단지. 빠진 군은 칠곡·함안·영월·부여·성주·화순·횡성·증평으로 대구·창원·광주·원주·청주 옆

눈에 띄는 것은 대도시 바로 옆 군이 많다는 점입니다. 칠곡과 성주는 대구, 함안은 창원, 화순은 광주, 증평은 청주와 붙어 있습니다. 가까운 도시로 출퇴근하던 젊은 층이 아예 도시로 옮겨 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도시 옆 군’이라도 옥천은 늘고 칠곡은 줄었으니, 이 차이를 만든 것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더 지켜볼 대목입니다.

주소만 옮기면 매달 15만 원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닙니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신청일 직전 30일 이상 그 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로 사는 사람에게 줍니다. 군청이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고 읍·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상자를 정합니다. 새로 이사 온 사람은 90일 동안 실제로 산 것이 확인된 뒤 3개월분을 한꺼번에 받는 방식이 안내돼 있습니다.

받는 돈은 1인당 월 15만 원이 기본이고, 군에 따라 16만 원이나 20만 원을 주는 곳도 있습니다. 현금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쓰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나옵니다. 시범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이라, 그 뒤에도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군별 지급액과 첫 지급일은 농어촌 기본소득 지역 17곳 안내와 농어촌기본소득 지급지역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도시씨가 옥천 귀촌을 정하기 전에 볼 것

이도시씨에게 월 15만 원은 1년이면 180만 원입니다. 작은 돈은 아니지만, 이사를 결정할 만큼 큰 돈도 아닙니다. 그보다 먼저 따져 볼 것들이 있습니다.

  • 출퇴근 — 대전 직장까지 매일 오가는 시간과 기름값이 15만 원보다 크지 않은지
  • 집값 — 옥천 전셋값이 대전 원룸 월세를 빼고도 남는지
  • 생활 — 병원, 약국, 장 보는 곳이 사는 면에서 얼마나 먼지. 옥천군 지역 페이지에서 읍면별로 볼 수 있습니다
  • 2028년 이후 — 시범사업이 끝나도 그 동네에 살 이유가 남는지

제 판단으로는, 기본소득은 이미 그 동네를 생활권으로 쓰는 사람에게 이사를 앞당기는 계기 정도입니다. 옥천처럼 직장이 있는 도시와 붙은 군이라면 계산이 맞을 수 있고, 연고 없는 먼 군으로 15만 원만 보고 가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소득 말고도 시골로 옮길 때 받을 수 있는 주택·정착 지원은 귀촌 지원금 안내에 모아 두었습니다.

이 순위는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 자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이동·인구 통계(공공데이터포털). 방랑도시농부 지역 페이지의 인구 카드에 쓰는 자료와 같습니다.
  • 기간: 2025년 10월~2026년 9월 1년. 인구는 2026년 9월 말 기준입니다.
  • 대상: 사이트에 개요 페이지가 있는 시·군 142곳 가운데 인구 카드가 있는 138곳, 그중 군 75곳. 빠진 4곳은 모두 시라서 군 순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 20~30대: 20~39세. 전입·전출 모두 같은 군 안에서 옮긴 경우는 뺐습니다.
  • 월별 흐름: 행정안전부 성·연령별 주민등록 인구로 달마다 20~39세 인구가 얼마나 변했는지 계산했습니다. 이 그래프는 전국 군 82곳 기준이라(기본소득 17곳, 그 밖 65곳) 순위표의 75곳과 조금 다릅니다.
  • 주의: 주민등록 기준이라 실제로 사는 곳과 다를 수 있습니다. 1년 숫자라서 해마다 순위가 바뀔 수 있습니다.

각 군의 읍면별 인구와 생활 여건은 귀농 귀촌 지역 탐색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