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일하는 32살 이도시씨는 원룸 계약 만료를 두 달 앞두고 대전 옆 옥천의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이 지나가듯 한마디를 보탰습니다. “옥천은 기본소득 지역이라 한 달에 15만 원씩 나와요. 요즘 젊은 사람들 꽤 들어와요.” 이도시씨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정말 그 돈 때문에 20~30대가 시골로 옮겨 갔을까요?
이도시씨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가상 인물입니다. 이 글의 순위와 숫자는 모두 행정안전부 실제 통계입니다.
숫자로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1년(2025년 10월~2026년 9월) 동안 20~30대가 들어온 만큼 빠져나간 사람을 뺀 순이동을 군 75곳에서 계산하고, 인구 1천 명당으로 맞춰 줄 세웠습니다. 상위 20곳 가운데 16곳이 농어촌기본소득 지역이었습니다. 흔히 ‘농촌 기본소득’이라고 부르는, 주민 모두에게 매달 15만 원 안팎을 주는 시범사업 지역입니다. 부동산 사장님 말이 아주 틀리지는 않았던 셈입니다.
20~30대가 가장 많이 늘어난 시골 TOP 20
| 순위 | 군 | 20~30대 순이동 | 1천 명당 | 전체 인구 | 비고 |
|---|---|---|---|---|---|
| 1 | 경기 연천군 | +767명 | +17.8 | +5.3% | 기본소득(1차) · 접경지역 |
| 2 | 전남 신안군 | +684명 | +16.2 | +9.0% | 기본소득(1차) |
| 3 | 강원 화천군 | +354명 | +15.4 | +2.3% | 기본소득(2차) · 접경지역 |
| 4 | 경북 청송군 | +368명 | +15.0 | +4.8% | 기본소득(2차) |
| 5 | 경북 영양군 | +234명 | +14.7 | +5.1% | 기본소득(1차) |
| 6 | 충북 옥천군 | +742명 | +14.6 | +5.0% | 기본소득(1차) · 대전 생활권 |
| 7 | 강원 정선군 | +474명 | +13.5 | +5.7% | 기본소득(1차) |
| 8 | 충북 음성군 | +1,205명 | +12.6 | +3.6% | 산업단지 |
| 9 | 충북 보은군 | +366명 | +11.6 | +4.2% | 기본소득(2차) |
| 10 | 전북 장수군 | +245명 | +11.6 | +3.9% | 기본소득(1차) |
| 11 | 전북 무주군 | +228명 | +9.7 | +3.0% | 기본소득(2차) |
| 12 | 전남 보성군 | +368명 | +9.6 | +4.2% | 기본소득(2차) |
| 13 | 충북 괴산군 | +346명 | +9.4 | +3.9% | — |
| 14 | 전북 진안군 | +185명 | +7.4 | +3.3% | 기본소득(2차) |
| 15 | 전남 구례군 | +179명 | +7.3 | +3.4% | 기본소득(2차) |
| 16 | 경남 남해군 | +282명 | +6.9 | +4.4% | 기본소득(1차) |
| 17 | 전남 곡성군 | +180명 | +6.5 | +4.3% | 기본소득(1차) |
| 18 | 전북 순창군 | +168명 | +6.1 | +3.5% | 기본소득(1차) |
| 19 | 경북 울진군 | +250명 | +5.4 | +1.0% | 원전 건설 |
| 20 | 충남 홍성군 | +523명 | +5.1 | +1.8% | 내포신도시 |
20~30대 순이동 = 20~39세 전입 − 전출(2025.10~2026.09). 1천 명당 = 순이동 ÷ 2026년 9월 인구 × 1,000. 전체 인구는 1년 전 대비 증감률. 기본소득 1차는 2025년 선정 10개 군, 2차는 2026년 6월 추가 선정 7개 군. 자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인구이동(공공데이터포털), 방랑도시농부 집계.
왜 ‘인구 1천 명당’으로 줄 세웠을까
들어온 사람 수만 세면 큰 군이 무조건 앞에 섭니다. 음성군은 20~30대가 1,205명 늘어 숫자로는 군 가운데 1등이지만, 인구가 9만 명이 넘는 곳입니다. 인구 2만 명대인 화천군에서 354명이 늘어난 것과 같은 무게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구 1천 명당으로 맞췄습니다.
순이동은 ‘들어온 사람 − 나간 사람’입니다. 20~30대가 300명 들어오고 200명 나갔다면 +100명입니다. 학교나 일자리 때문에 나가는 사람까지 빼고 남은 숫자라서, 실제로 그 동네에 젊은 사람이 늘었는지를 더 정직하게 보여 줍니다.
시까지 넣으면 평택, 파주, 아산처럼 큰 도시가 위를 차지합니다. 이 글은 시골을 찾는 분을 위한 것이라 군 75곳만 봤습니다.
농촌 기본소득 지역과 아닌 군, 얼마나 달랐을까
기본소득 17개 군만 따로 모아 보면 차이가 더 또렷해집니다. 17곳은 한 곳도 빠짐없이 20~30대가 늘었습니다. 가장 적게 늘어난 충남 청양군도 1천 명당 +4.2명입니다. 같은 기간 나머지 군 58곳은 20~30대가 늘어난 곳이 14곳뿐이었습니다.

전체 인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소득 17개 군은 1년 사이 인구가 2.3~9.0% 늘었고, 나머지 군 58곳 가운데 47곳은 인구가 줄었습니다. 시골 인구는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 왔는데, 17곳에서만 그 흐름이 한꺼번에 뒤집힌 것입니다.
언제부터 늘었을까
1년 합계만 보면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2024년 10월부터 2년 동안 20~30대 인구가 달마다 얼마나 변했는지 다시 살펴봤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또렷했습니다.

1차 10개 군은 2025년 9월까지 다른 군과 똑같이 조금씩 줄고 있었습니다. 기본소득 지역으로 선정된 2025년 10월부터 석 달 동안 20~30대가 3,137명 늘었습니다. 2차 7개 군은 더 분명합니다. 1차 지역이 늘어나는 동안에도 제자리였다가, 자기 지역이 선정된 2026년 6월부터 넉 달 동안 1,742명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그 밖의 군은 거의 매달 줄었습니다.
기본소득은 신청일 전 30일 이상 그 군에 주민등록이 있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선정 발표 직후 전입이 한꺼번에 몰린 것은 이 조건과 맞물린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다만 주소를 옮긴 사람이 모두 실제로 이사했는지는 이 숫자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군청이 실거주를 따로 확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 청년들이 내려간 걸까
“도시 청년들이 시골로 간다”는 그림을 떠올리기 쉽지만, 숫자는 조금 다릅니다. 기본소득 지역으로 이사 온 사람(모든 나이) 가운데 수도권에서 온 사람은 평균 23%였습니다. 기본소득이 아닌 군(27%)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나머지 넷 중 셋은 같은 도 안이나 가까운 도시에서 옮겨 왔다는 뜻입니다. 대전 옆 옥천, 광주와 가까운 곡성·구례처럼 근처 도시에 살던 사람이 생활권은 그대로 두고 주소를 옮긴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도시씨의 고민과 같은 모양입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화천군은 전입자의 45%, 정선군은 35%가 수도권에서 왔습니다. 화천은 군부대가 많은 접경지역이라 군 간부와 가족의 전입이 섞여 있습니다.
기본소득 하나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숫자가 보여 주는 것은 “기본소득 지역에서 20~30대가 함께 늘었다”까지입니다. 기본소득 때문에 왔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니고, 실제로 다른 이유가 겹친 곳이 여럿 있습니다.
| 군 | 함께 볼 이유 |
|---|---|
| 음성군(8위) | 기본소득 지역이 아닙니다. 산업단지 일자리를 따라 들어온 젊은 층이 많은 곳입니다. |
| 울진군(19위) | 기본소득 지역이 아닙니다. 울진군은 신한울 3·4호기 건설과 다자녀 지원 같은 복지 정책을 인구가 늘어난 이유로 꼽았습니다. |
| 홍성군(20위) | 기본소득 지역이 아닙니다.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가 홍성 홍북읍에 있어 이 읍 인구가 4년 사이 3분의 1 늘었습니다. |
| 괴산군(13위) | 기본소득 지역이 아닙니다. 뚜렷한 이유를 한 가지로 짚기는 어렵습니다. |
| 연천군·화천군 | 기본소득 지역이면서 접경지역입니다. 군부대 간부 전입이 숫자에 섞였을 수 있습니다. |
| 옥천군 | 기본소득 지역이면서 대전과 맞붙은 생활권입니다. |
그래도 기본소득이 아닌 군에서 이 정도로 늘어난 곳은 대부분 공장, 원전, 신도시처럼 큰 일자리나 집이 새로 생긴 곳이었습니다. 그런 이유 없이 17곳이 한꺼번에, 그것도 선정 시점에 맞춰 늘었다는 점까지 보면 기본소득이 이사를 앞당긴 계기가 됐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대로 20~30대가 빠져나간 시골은
아래쪽 끝도 살펴볼 만합니다. 20~30대가 가장 많이 빠진 군은 경북 칠곡군(1천 명당 −9.4명), 경남 함안군(−7.8명), 강원 영월군(−7.4명) 순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대도시 바로 옆 군이 많다는 점입니다. 칠곡과 성주는 대구, 함안은 창원, 화순은 광주, 증평은 청주와 붙어 있습니다. 가까운 도시로 출퇴근하던 젊은 층이 아예 도시로 옮겨 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도시 옆 군’이라도 옥천은 늘고 칠곡은 줄었으니, 이 차이를 만든 것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더 지켜볼 대목입니다.
주소만 옮기면 매달 15만 원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닙니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신청일 직전 30일 이상 그 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로 사는 사람에게 줍니다. 군청이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고 읍·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상자를 정합니다. 새로 이사 온 사람은 90일 동안 실제로 산 것이 확인된 뒤 3개월분을 한꺼번에 받는 방식이 안내돼 있습니다.
받는 돈은 1인당 월 15만 원이 기본이고, 군에 따라 16만 원이나 20만 원을 주는 곳도 있습니다. 현금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쓰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나옵니다. 시범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이라, 그 뒤에도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군별 지급액과 첫 지급일은 농어촌 기본소득 지역 17곳 안내와 농어촌기본소득 지급지역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도시씨가 옥천 귀촌을 정하기 전에 볼 것
이도시씨에게 월 15만 원은 1년이면 180만 원입니다. 작은 돈은 아니지만, 이사를 결정할 만큼 큰 돈도 아닙니다. 그보다 먼저 따져 볼 것들이 있습니다.
- 출퇴근 — 대전 직장까지 매일 오가는 시간과 기름값이 15만 원보다 크지 않은지
- 집값 — 옥천 전셋값이 대전 원룸 월세를 빼고도 남는지
- 생활 — 병원, 약국, 장 보는 곳이 사는 면에서 얼마나 먼지. 옥천군 지역 페이지에서 읍면별로 볼 수 있습니다
- 2028년 이후 — 시범사업이 끝나도 그 동네에 살 이유가 남는지
제 판단으로는, 기본소득은 이미 그 동네를 생활권으로 쓰는 사람에게 이사를 앞당기는 계기 정도입니다. 옥천처럼 직장이 있는 도시와 붙은 군이라면 계산이 맞을 수 있고, 연고 없는 먼 군으로 15만 원만 보고 가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기본소득 말고도 시골로 옮길 때 받을 수 있는 주택·정착 지원은 귀촌 지원금 안내에 모아 두었습니다.
이 순위는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 자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이동·인구 통계(공공데이터포털). 방랑도시농부 지역 페이지의 인구 카드에 쓰는 자료와 같습니다.
- 기간: 2025년 10월~2026년 9월 1년. 인구는 2026년 9월 말 기준입니다.
- 대상: 사이트에 개요 페이지가 있는 시·군 142곳 가운데 인구 카드가 있는 138곳, 그중 군 75곳. 빠진 4곳은 모두 시라서 군 순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 20~30대: 20~39세. 전입·전출 모두 같은 군 안에서 옮긴 경우는 뺐습니다.
- 월별 흐름: 행정안전부 성·연령별 주민등록 인구로 달마다 20~39세 인구가 얼마나 변했는지 계산했습니다. 이 그래프는 전국 군 82곳 기준이라(기본소득 17곳, 그 밖 65곳) 순위표의 75곳과 조금 다릅니다.
- 주의: 주민등록 기준이라 실제로 사는 곳과 다를 수 있습니다. 1년 숫자라서 해마다 순위가 바뀔 수 있습니다.
각 군의 읍면별 인구와 생활 여건은 귀농 귀촌 지역 탐색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