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충남 시골집을 다녀온 50대 한씨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한참 서 있었습니다. 반찬 통 두 개와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가 전부였습니다. 혼자 사시는 여든 살 어머니는 무릎이 아파 읍내 병원에 몇 달째 못 가셨습니다. 요양원 이야기를 꺼내자 어머니는 “내 집에서 살다 갈란다” 한마디로 말을 막았습니다.
서울로 돌아온 한씨는 뉴스에서 본 통합돌봄 서비스를 찾아봤습니다. 집에서 진료와 요양, 식사·가사 도움을 함께 받게 해 주는 제도로 올해 3월부터 전국에서 시행됐습니다. 이걸 신청하면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지 않아도 될까요?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통합돌봄을 받은 노인은 받지 않은 노인보다 요양원 같은 요양시설에 들어간 비율이 9.4%p 낮았습니다. 보건복지부가 2년 동안 시범사업을 하며 비교한 결과입니다. 다만 부모님이 시골에 사신다면 하나를 더 알아야 합니다. 집안일과 목욕을 도와줄 사람은 비교적 쉽게 연결되지만, 집으로 와서 진료해 줄 의사는 찾기 어렵습니다.
의사가 집으로 오는 서비스는 인구감소지역이 절반에 못 미칩니다
| 서비스 | 인구감소지역 | 그 밖의 지역 |
|---|---|---|
| 방문진료(의사 왕진) | 10.7% | 25.5% |
| 재택의료센터(의사·간호사가 함께 방문) | 8.3% | 20.6% |
| 방문목욕, 치매 예방·관리, 노인맞춤돌봄 | 인구감소지역이 더 높음 | |
최종 확인 2026년 10월 14일 ·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10.13.)의 충족률입니다. 충족률은 서비스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 사람에 견줘 공급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냅니다. 부모님 동네가 인구감소지역인지는 인구감소지역 92곳 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통합돌봄 서비스는 요양원과 무엇이 다른가요?
요양원은 부모님이 집을 떠나 시설에서 지내는 곳입니다. 통합돌봄은 부모님이 집에 그대로 계시고, 필요한 사람이 집으로 찾아오는 방식입니다. 의사가 오는 방문진료, 요양보호사가 오는 방문요양과 목욕, 식사·가사 도움과 이동 지원 같은 서비스입니다.
이런 서비스는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달라진 것은 신청하는 방법입니다. 전에는 자녀가 보건소와 건강보험공단, 복지관을 하나씩 찾아 따로 신청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한 곳에 신청하면 지자체가 부모님께 필요한 것을 살펴 한꺼번에 이어 줍니다. 8월 말까지 9만 3천여 명이 신청했고, 서비스를 받게 된 사람에게는 평균 3.5가지가 연결됐습니다.
다만 요양원처럼 하루 종일 곁에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방문요양은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한 달에 쓸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은 이 한도가 요양원 한 달 비용에 못 미칩니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집에서 쓰는 한도를 요양원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밤에도 누군가 곁에 있어야 하는 상태라면 통합돌봄만으로 집에서 지내시기는 어렵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이 없는 부모님도 통합돌봄을 신청할 수 있나요?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상은 나이 들거나 아프거나 장애가 있어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입니다. 진료와 요양, 돌봄 가운데 여러 가지가 함께 필요해야 합니다. 의료 도움이 많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도 들어갑니다. 대상을 정하는 기준에 장기요양등급은 없습니다.
등급이 있어야 받는 서비스는 따로 있습니다.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오는 방문요양은 지금처럼 장기요양등급이 있어야 합니다. 등급이 없으면 보건소 방문건강관리나 식사·가사 도움처럼 등급과 상관없는 서비스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 거동이 눈에 띄게 불편해졌다면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청하면 담당자가 부모님 건강과 생활 형편을 조사합니다. 그다음 관계 기관이 모이는 통합지원회의에서 어떤 서비스를 언제 받을지 개인별 계획을 세웁니다. 서비스를 받는 동안에도 정기적으로 상태를 살펴 내용을 늘리거나 바꿉니다.
멀리 사는 자녀가 통합돌봄을 대신 신청해도 되나요?
됩니다. 부모님 본인뿐 아니라 가족·친족이나 후견인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하는 곳은 부모님 주민등록 주소지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입니다. 병원에서 퇴원하실 때는 병원 담당자가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를 받아 신청하기도 합니다. 위기 상황에 놓인 분은 공무원이 직권으로 신청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한씨처럼 멀리 산다면 다음 명절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어머니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 전화해 사정을 먼저 알리고 신청 방법을 물으면 됩니다.
비용은 연결되는 서비스마다 원래 제도의 본인부담을 따릅니다. 방문요양 같은 장기요양 서비스는 집에서 받으면 비용의 15%, 요양원에 들어가면 20%를 본인이 냅니다. 요양원은 여기에 식비 같은 비급여가 따로 붙습니다. 의료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내지 않고, 소득이 적으면 줄어듭니다.
시골에서는 의사가 집으로 와 주나요?
와 주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첫 실태조사는 전국 시군구마다 돌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과 실제 서비스를 견줬습니다. 요양보호사가 오는 방문요양은 충족률이 96.9%였습니다. 반면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오는 재택의료센터는 17.7%였고, 인구감소지역은 이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인구감소지역이 더 나은 서비스도 있습니다. 방문목욕, 치매 예방·관리, 노인맞춤돌봄은 인구감소지역의 충족률이 더 높았습니다. 부모님을 며칠 맡길 수 있는 단기보호는 전국 기준으로도 1.5%에 그쳤습니다. 곁에서 돌보던 가족이 아프거나 며칠 집을 비울 때 맡길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복지부는 이 숫자를 ‘지금 서비스가 모자란다’는 판정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예산을 먼저 들일 곳을 정하는 지표라는 설명입니다. 그래도 부모님이 병원에 못 가시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면 방문진료가 되는지부터 물어야 합니다.
우리 부모님 동네도 돌봄이 부족한 곳일까요?
이번 조사에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은 전국 수준보다 많은데 서비스는 적은 시군구가 59곳 나왔습니다. 그중 40곳이 인구감소지역이었습니다. 보도자료에 이름이 나온 곳은 부산 영도구와 기장군입니다.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충남 공주시·보령시와 전북 군산시도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전남 여수시·순천시, 경북 안동시, 경남 진주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수·순천·진주는 인구가 20만 명이 넘는 시입니다. 부모님이 군이 아니라 시에 사신다고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도별로 보면 경남·전남·경북·전북은 시군구마다 따져 본 서비스 셋 가운데 하나꼴로 이런 경우에 해당했습니다. 전국에서 이 비율이 가장 높은 네 곳입니다.
행정복지센터에 전화하면 무엇부터 물어볼까요?
통합돌봄은 동네에 있는 기관과 사람을 이어 주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동네에 없는 서비스는 신청해도 받기 어렵습니다. 한씨라면 어머니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 전화해 아래 네 가지를 먼저 물어보면 됩니다.
- 방문진료를 하는 의원이나 재택의료센터가 어머니 집까지 오는지
- 가까운 보건지소나 보건진료소에서 방문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지
- 방문요양이나 주간보호 기관이 읍·면 안에 있는지
- 가족이 며칠 집을 비울 때 맡길 단기보호 기관이 시·군 안에 있는지
왕진이 드문 동네라면 보건진료소를 알아 두면 좋습니다. 보건진료소는 의사가 없는 시골 마을에 둡니다. 간호사 면허를 가진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가벼운 진료를 하고 약을 줍니다. 저희 가족도 공주 주말농장 근처 보건진료소에서 밭일하다 무언가에 물려 부은 손을 치료받았습니다. 주사를 맞고 사흘 치 약을 받았는데 진료비는 900원이었습니다. 보건진료소가 하는 일과 진료비는 보건진료소 방문 후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부모님 동네 왕진은 언제쯤 늘어날까요?
정부는 재택의료센터를 9월 말 463곳에서 2030년까지 650곳으로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단기보호 기관도 늘립니다. 농어촌처럼 장기요양 인력이 모자란 곳에 주는 장기요양요원 지원금은 지급 지역을 넓힙니다. 시군구와 시도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돌봄 지역계획을 세웁니다.

재택의료센터 확충은 몇 년 뒤를 보는 목표라 당장 부모님 동네 사정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통합돌봄은 지금 신청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군이 연말까지 세우는 지역계획에 방문진료가 들어가는지도 시·군청에 물어볼 만합니다.
참고한 자료
- 정책브리핑 — 27일부터 ‘통합돌봄’ 전국 시행…집에서 받는 의료·돌봄 본격화(2026.3.): 대상, 신청 장소, 시범사업 결과
- 정책브리핑 — ‘통합돌봄 서비스 부족 시군구 59곳’…실태조사 첫 발표(2026.10.13.): 충족률, 확충 계획
- SBS Biz — 통합돌봄 시행령·시행규칙 공포 보도(2025.12.9.): 가족·친족·후견인 신청, 직권 신청
- 데일리안 — 돌봄 필요한 곳에 서비스 부족…전국 59개 시군구 공급 취약(2026.10.13.): 59곳 예시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0조(본인부담금): 재가급여 15%, 시설급여 20%
- 상세 신청 절차: 보건복지부 통합돌봄 누리집
이 글은 2026년 10월 13일까지 나온 보건복지부 발표와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글 속 한씨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입니다. 대상 판정과 연결되는 서비스, 비용은 지역과 개인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부모님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