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의 대표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기름과 함께 익혀 먹을 때 더 잘 흡수됩니다. 같은 기름을 곁들였을 때 익혀 간 당근은 65%, 생으로 썬 당근은 41%가 흡수됐습니다.
생당근 100g이면 비타민 A로 쳐서 성인 여성 하루 권장량(미국 기준)을 넘기는데, 몸은 이 가운데 필요한 만큼만 비타민 A로 바꿔 씁니다.
많이 먹어 손바닥이 노래지는 카로틴혈증은 해롭지 않지만, 흡연자의 고용량 베타카로틴 보충제와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는 따로 조심합니다.
당근은 생으로 먹는 게 좋을까요, 익혀 먹는 게 좋을까요? 당근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인 베타카로틴만 놓고 보면 답은 “기름과 함께, 익혀서” 쪽입니다. 채소는 날로 먹어야 영양이 덜 깨진다는 말이 많지만,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성분이라 사정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생당근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름 있는 드레싱을 곁들이면 생당근에서도 꽤 흡수되고, 비타민 C처럼 열에 약한 성분은 생으로 먹을 때 더 남습니다. 당근 효능을 제대로 누리는 먹는 법과 하루에 얼마나 먹어도 되는지, 손이 노래졌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를 차례로 짚어 봅니다.
당근 효능, 베타카로틴이 몸에서 하는 일
당근의 주황빛은 베타카로틴이라는 색소에서 나옵니다. 몸에 들어온 베타카로틴은 필요한 만큼 비타민 A로 바뀌고, 남는 것은 그대로 지방 조직 등에 쌓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는 베타카로틴처럼 몸에서 비타민 A로 바뀌는 성분에는 따로 상한 섭취량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비타민 A는 어두운 곳에서 눈이 적응하는 데 쓰입니다. 부족하면 밤에 잘 보이지 않는 야맹증이 생기고, 피부와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거나 면역 기능을 돕는 데도 필요합니다. 당근을 먹는다고 시력이 좋아진다기보다는, 부족해지지 않게 채워 주는 음식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 생당근 100g | 양 | 쉽게 말하면 |
|---|---|---|
| 열량 | 41kcal | 밥 한 공기(약 300kcal)의 7분의 1쯤 |
| 베타카로틴 | 8,285µg | 주황빛 색소, 몸에서 비타민 A로 |
| 비타민 A | 835µg RAE | 미국 기준 성인 여성 하루 권장량(700µg)보다 많음 |
| 식이섬유 | 2.8g | 주스로 짜면 대부분 빠짐 |
| 칼륨 | 320mg | 칼륨 제한 중이면 주스 양 조절 |
※ 미국 농무부 FoodData Central(생당근) 기준입니다. RAE는 몸에서 실제로 비타민 A로 쓰이는 양으로 환산한 단위입니다.
당근은 생으로 먹을까, 익혀서 먹을까?
베타카로틴은 당근 세포벽 안에 단단히 갇혀 있고, 물이 아니라 기름에 녹습니다. 그래서 세포벽을 무르게 하는 열과, 녹여 낼 기름이 함께 있을 때 흡수가 늘어납니다.
같은 기름, 다른 조리법
2003년 이스라엘 연구진은 같은 양의 베타카로틴(15mg)이 든 당근을 해바라기씨유 40g과 함께 주고 얼마나 흡수되는지 쟀습니다. 익혀서 곱게 간 당근은 65.1%, 생으로 썬 당근은 41.4%가 흡수됐습니다. 생당근은 흡수가 시작되기까지 걸린 시간도 다섯 배 길었습니다.
참가자가 8명뿐이고, 익힌 쪽은 곱게 갈았고 생당근은 썰기만 해서 열뿐 아니라 잘게 부순 효과도 섞여 있습니다. 그래도 “익히고 잘게 할수록 잘 흡수된다”는 방향은 1998년 미국 여성 대상 4주 연구에서도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기름이 없으면
2004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연구는 당근·시금치·상추·방울토마토로 만든 샐러드를 기름 없는 드레싱, 조금 든 드레싱, 넉넉히 든 드레싱과 함께 먹게 했습니다. 기름 없는 드레싱을 먹었을 때는 핏속에 들어온 알파·베타카로틴이 거의 없었고, 기름이 많을수록 더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먹나
| 먹는 법 | 베타카로틴 흡수 | 함께 알아 둘 것 |
|---|---|---|
| 기름에 볶기·전·카레 | 가장 유리 | 기름은 한 숟가락이면 충분 |
| 삶거나 쪄서 기름 곁들이기 | 유리 | 나물처럼 들기름·참기름으로 무치기 |
| 생으로 + 기름 드레싱 | 익힌 것보다 낮지만 흡수됨 | 비타민 C 같은 열에 약한 성분이 더 남음 |
| 생으로만(스틱) | 낮음 | 견과류·치즈와 같이 먹기 |
“당근을 익혀 먹으면 안 된다”는 말도 가끔 보이지만, 베타카로틴을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반대입니다. 한쪽만 고집하기보다 볶음이나 나물로 자주 먹고, 생으로 먹을 때는 기름 한 방울을 더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당근주스, 하루에 얼마나 먹어도 될까요?
당근의 하루 섭취량을 정한 공식 기준은 없습니다. 위 표처럼 생당근 100g만으로도 비타민 A가 하루 필요량에 가깝게 채워지니, 반찬으로 먹는 양이라면 따로 걱정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베타카로틴은 몸이 필요한 만큼만 비타민 A로 바꾸기 때문에, 당근을 먹어서 비타민 A 과잉이 오지는 않습니다.
주스로 마실 때
주스는 당근 여러 개를 한 컵에 담는 셈입니다. 식이섬유는 찌꺼기로 빠지고 당근의 당은 빠르게 들어오니, 혈당이 신경 쓰이는 분은 통째로 먹거나 찌꺼기째 갈아 마시는 편이 낫습니다. 믹서로 갈 때 견과류나 우유를 조금 넣으면 베타카로틴 흡수에도 도움이 됩니다.
당근 부작용, 먼저 확인할 분
반찬으로 먹는 당근에서 문제가 되는 부작용은 드뭅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먹는 방법이나 양을 한 번 더 생각해 봅니다.
| 이런 분 | 이유 |
|---|---|
| 흡연자 | 고용량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먹은 흡연자에서 폐암이 더 많이 생겨 연구가 중단됨 음식으로 먹는 당근은 해당하지 않음 |
|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 생당근을 먹으면 입안이 가렵거나 부을 수 있음 익히면 덜한 경우가 많지만 사람마다 다름 |
| 칼륨 제한 중인 콩팥병 환자 | 주스로 마시면 칼륨이 한꺼번에 들어옴 |
| 혈당 관리 중 | 주스보다 통째로, 다른 반찬과 함께 |
당근을 먹고 입술이 붓거나 목이 조이는 느낌, 숨이 찬 증상이 있으면 바로 진료를 받습니다. 흡연자가 당근 효능을 알약으로 챙기겠다고 고용량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따로 먹는 일은 피합니다.
당근 많이 먹으면 피부가 노래지는 이유
당근이나 귤, 늙은 호박을 한동안 많이 먹으면 손바닥과 발바닥이 노르스름해지는 일이 있습니다. 쓰고 남은 베타카로틴이 피부 바깥층에 쌓여 생기는 카로틴혈증입니다. 어린이에게 흔하고 몸에 해롭지 않으며, 먹는 양을 줄이면 몇 주에 걸쳐 원래 색으로 돌아옵니다.
얼마나 먹어야 생기는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충제 수준의 베타카로틴을 몇 주 이어 먹을 때 흔히 보고됩니다. 생당근 300g이면 베타카로틴이 약 25mg이라, 당근주스를 매일 큰 컵으로 마시면 음식만으로도 이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황달과 구별하는 법
눈의 흰자위를 보면 됩니다. 카로틴혈증은 손바닥·발바닥·코 주변이 노래져도 눈 흰자위는 하얗게 남습니다. 흰자위까지 노래졌거나, 소변이 짙은 갈색이고 피로감·가려움이 함께 있다면 당근 때문이 아니라 간이나 담도 문제일 수 있으니 진료를 받습니다.

텃밭에서 당근 기르기, 왜 뿌리가 갈라질까요?
당근은 서늘한 날씨를 좋아해 봄과 가을 두 번 심습니다. 농사로 재배력 기준으로 봄에는 3~4월에 씨를 뿌려 7~8월에 거두고, 가을에는 7월(중부 중순, 남부 하순)에 뿌려 11월에 거둡니다(평년 기준, 지역에 따라 다름). 7월에 뿌린 가을 당근은 지금 한창 굵어지는 중이라 11월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씨 뿌리기와 솎기
당근은 모종을 옮겨 심지 않고 밭에 씨를 바로 뿌립니다. 원뿌리 끝이 다치면 곧게 자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텃밭 자료는 흙을 깊게 갈고 돌과 거친 흙덩이를 골라낸 뒤, 줄 사이 20cm로 한 곳에 씨 3~4알씩 넣고 짚을 덮어 마르지 않게 하라고 안내합니다.
싹이 트는 데 알맞은 온도는 15~21℃이고, 흙은 pH 6.0~6.5가 알맞습니다. 본잎이 3~4장일 때 솎기 시작해 5~6장이 될 때까지 1~2번에 나눠 한 포기씩만 남기고, 포기 사이를 8~10cm로 맞춥니다. 수확은 씨를 뿌리고 90~120일 뒤, 미니당근은 70일 안팎입니다.
뿌리가 갈라지는 두 가지 경우
“당근이 갈라졌다”는 말은 두 가지를 함께 가리킵니다. 뿌리가 세로로 쩍 터진 것과, 뿌리가 두세 갈래로 가랑이처럼 갈라진 것입니다. 당근만 따로 다룬 공식 자료는 찾지 못했지만, 무 같은 곧은뿌리 채소에서 밝혀진 원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 모양 | 주된 원인 | 막는 법 |
|---|---|---|
| 세로로 터짐 (열근) | 오래 가물다가 갑자기 비·물이 많을 때 속이 겉보다 빨리 불어남 | 가물 때 조금씩 자주 물주기 짚 덮어 흙 수분 고르게 |
| 가랑이처럼 갈라짐 (기형근) | 어릴 때 원뿌리 끝이 다침 돌·흙덩이, 덜 썩은 퇴비, 너무 축축하고 단단한 흙 | 깊게 갈고 돌 골라내기 잘 썩은 퇴비만, 옮겨 심지 않기 |
흙 수분을 고르게 지키는 건 갈라짐뿐 아니라 칼슘 결핍 장해에도 효과가 큽니다. 농사로 재배력을 보면 비에만 맡겨 둔 밭에서는 칼슘 결핍 장해가 75% 가까이 나왔고, 흙을 계속 촉촉하게 유지한 밭에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도 궁금합니다
1. 당근 껍질은 벗기고 먹어야 하나요?
벗기지 않아도 됩니다. 흐르는 물에 솔로 문질러 흙을 씻어 내면 껍질째 먹을 수 있습니다. 텃밭에서 캔 당근 윗부분이 햇빛을 받아 초록색으로 변했다면 그 부분은 단단하고 맛이 덜하니 잘라 냅니다.
2. 당근 잎도 먹을 수 있나요?
당근 잎은 일부 나라에서 수프나 페스토로 먹는 채소입니다. 다만 쓴맛이 강하고, 미나리·셀러리와 같은 집안이라 이 채소들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피합니다. 텃밭에서 솎은 어린잎을 조금씩 맛보는 정도로 시작합니다.
3. 아기 이유식에 당근을 써도 되나요?
미국소아과학회는 생후 3개월 미만 아기에게 집에서 만든 당근·시금치·비트 같은 채소 이유식을 피하라고 권합니다. 채소에 든 질산염 때문입니다. 보통 이유식을 시작하는 생후 6개월 무렵에는 익혀서 곱게 간 당근을 씁니다.
자료 출처
Livny O. 외, 「β-Carotene bioavailability from differently processed carrot meals in human ileostomy volunteers」,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2003, PubMed)
Rock C.L. 외, 「Bioavailability of β-carotene is lower in raw than in processed carrots and spinach in women」, Journal of Nutrition (1998)
Brown M.J. 외, 「Carotenoid bioavailability is higher from salads ingested with full-fat than with fat-reduced salad dressings」,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80(2) (2004, 아이오와주립대)
미국 국립보건원 영양보충제국(NIH ODS), 「Vitamin A and Carotenoids」 (NIH)
미국 농무부 FoodData Central, 「Carrots, raw」 (USDA)
Medscape(eMedicine), 「Carotenemia」 (Medscape)
당근 알레르기(Dau c 1)와 자작나무 꽃가루 교차반응 증례 보고 (2023, PMC)
미국소아과학회(AAP) 영아 메트헤모글로빈혈증 임상 보고 요약 (2005, AAFP)
농촌진흥청 농사로, 「당근 재배력」 (농사로)
농촌진흥청 웹진, 「텃밭에서 당근 키우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촌진흥청)
Manzoor 외, 「Role of Different Abiotic Factors in Inducing Pre-Harvest Physiological Disorders in Radish」 (2021, PMC), 농사로 「무의 생리병 및 방제조치」
※ 이 글은 공식 자료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의사의 진료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재배 시기는 평년 기준이며 지역과 해마다 기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