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시골로 이사한 40대 김농촌씨네 텃밭에서는 올해 고추가 넘치게 열렸습니다. 이웃이 “고추장 담가서 인터넷으로 팔아 봐”라고 했지만, 김농촌씨는 담그기 전에 군청 위생 부서에 전화부터 걸었습니다. 돌아온 첫 질문은 “어디서 만드실 건가요?”였습니다.
시골집에서 담근 고추장을 신고 없이 팔면 불법입니다. 고추장처럼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든 식품을 사 먹는 사람에게 직접 팔려면 즉석판매제조가공업 같은 장사 신고(영업신고)가 필요하고, 온라인으로 팔면 통신판매업 신고도 따라옵니다. 다만 무엇을 파느냐에 따라 신고가 아예 필요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 경우부터 찾아보세요.
무엇을 팔면 어떤 신고가 필요할까
| 팔려는 것 | 장사 신고 | 더 볼 곳 |
|---|---|---|
| 밭에서 딴 그대로(고추·감자·사과) | 필요 없음 | 온라인 판매면 통신판매업 |
| 말리기·껍질 벗기기·소금 절이기만 한 것(다른 재료 없이) | 필요 없음 | 신고가 필요 없는 손질 |
| 고춧가루처럼 빻은 것 | 필요하다고 보는 쪽(군청 확인) | 빻으면 달라지는 이유 |
| 고추장·청을 만들어 사 먹는 사람에게 직접 | 즉석판매제조가공업 | 시설·절차 |
| 가게·마트·다른 판매자에게 넘기기 | 식품제조가공업 | 두 신고의 차이 |
최종 확인 2026년 10월 5일 · 식품위생법·시행령·시행규칙,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시·군 보건소 안내 기준. 시설 기준과 수수료는 시·군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신고 없이 팔면 어떻게 되나요?
신고해야 할 영업을 신고 없이 하면 식품위생법 제97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동네 사람에게 몇 통 판 것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온라인에 올리는 순간 누구나 볼 수 있는 기록이 남습니다.
고추장을 팔 때 고를 수 있는 신고는 둘입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만든 곳에서 사 먹는 사람에게 직접 파는 영업으로, 반찬가게·건강원·떡방앗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식품제조가공업은 만든 식품을 가게나 다른 판매자에게 넘겨 유통할 수 있는 영업입니다.
| 구분 | 즉석판매제조가공업 | 식품제조가공업 |
|---|---|---|
| 누구에게 파나 | 사 먹는 사람에게 직접(택배 가능) | 가게·마트·다른 판매자에게도 |
| 어울리는 경우 | 내 고추로 담근 고추장을 소량으로 직접 판매 | 로컬푸드 매장·마트 납품, 대량 생산 |
| 준비 부담 | 상대적으로 가벼움 | 시설·제품마다 보고 등 더 무거움 |
처음 시작하는 농가라면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이 현실적입니다. 마트나 다른 가게에 납품할 계획이 생기면 그때 식품제조가공업을 따져 봐도 늦지 않습니다.
고춧가루·말린 나물처럼 손질만 했다면 신고가 필요 없을까요?
말리거나 껍질을 벗기기만 했다면 필요 없습니다.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5조는 첨가물이나 다른 원료 없이 농산물을 자르거나, 껍질을 벗기거나, 말리거나, 소금에 절이거나, 숙성하거나, 가열하는 정도의 손질을 신고 대상에서 뺍니다. 위생상 위험이 없고 눈과 냄새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말린 고추, 말린 나물, 껍질 벗긴 밤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고춧가루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은 원래 모양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빻거나 자른 것을 가공식품으로 봅니다. 고추를 빻아 가루로 만들면 원래 모양이 사라지므로, 신고 대상으로 보는 쪽이 일반적입니다. 같은 고추라도 말린 상태로 팔면 신고가 필요 없고, 빻아서 팔면 필요해지는 셈입니다.
이 경계는 시·군마다 해석을 묻는 사람이 많은 부분이라, 고춧가루나 빻은 곡물을 팔 생각이라면 군청 위생 부서에 “어떤 상태로 팔 것인지”를 설명하고 확인받는 편이 확실합니다.
시골집 주방에서 만들어 팔 수 있을까요?
그대로는 어렵습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영업장은 건축물대장상 근린생활시설이나 판매시설 용도여야 하고, 다른 용도와 벽이나 층으로 분리돼 있어야 합니다. 일반 주택은 용도가 주택이라 살림하는 주방에서 바로 신고하기는 어렵습니다.
작업장 안도 나뉘어야 합니다. 원료를 손질하는 곳, 만드는 곳, 포장하는 곳을 칸막이나 커튼으로라도 구분하고, 바닥은 물청소가 되게 마감하며, 벽은 바닥에서 1.5m까지 밝은 색의 물에 강한 자재로 덮어야 합니다. 김농촌씨가 위생 부서에서 들은 첫 질문이 “어디서 만드실 건가요?”였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대신 쓸 수 있는 길은 셋입니다. 첫째, 마당의 창고나 별채를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를 바꿔 작업장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비용이 들지만 내 공간이 생깁니다. 둘째, 2021년 12월부터 생긴 공유주방입니다. 여러 영업자가 시설을 함께 쓰는 곳으로, 여기서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도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농산물종합가공센터입니다. 농업인을 대상으로 공동 가공시설을 빌려주고 창업 교육과 제품 개발을 돕습니다. 이 경우는 식품제조가공업으로 창업하는 방식이라 납품까지 열려 있습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순서는 교육, 건강진단, 시설, 신고입니다. 시설을 먼저 고쳐 놓고 나중에 교육을 들으면 신고가 늦어지니, 교육과 건강진단부터 해 두는 편이 덜 헤맵니다.

| 할 일 | 내용 |
|---|---|
| 위생교육 | 신규 영업자 6시간. 수료증이 신고 서류 |
| 건강진단 | 보건소 등에서 받은 건강진단결과서(흔히 보건증) |
| 시설 | 근린생활시설 용도 건물, 작업실 구분, 바닥·벽 마감 |
| 서류 | 영업신고서, 식품 제조방법 설명서, 신분증, 지하수를 쓰면 수질검사성적서 |
| 신고 | 시·군·구 위생 부서. 수수료는 예를 들어 과천시가 28,000원 |
고추장 하나만 만들 생각이어도 제조방법 설명서에는 원료와 만드는 순서를 적어야 합니다. 처음 해 보는 사람에게는 이 서류가 가장 낯설지만, 집에서 담그던 순서를 그대로 적되 재료 비율과 끓이는 온도·시간처럼 숫자를 넣어 두면 됩니다.
택배·스마트스토어로 팔 때, 통신판매업 신고도 해야 하나요?
택배로 팔 수 있고, 온라인으로 팔면 통신판매업 신고도 따라옵니다. 2014년 10월부터 즉석판매제조가공업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기준에 맞춰 택배나 퀵서비스로 사 먹는 사람에게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전에는 가게에서 팔거나 직접 배달하는 것만 허용됐습니다. 다만 내가 만든 것을 다른 판매자에게 넘겨 그 사람이 파는 방식은 안 됩니다. 스마트스토어도 내 이름으로 직접 파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스마트스토어를 여는 순서와 수수료는 시골 농산물 스마트스토어 개설 안내에 정리했습니다.

통신판매업 신고는 시·군·구에 합니다. 직전 연도 거래가 50회 미만이거나 간이과세자라면 신고가 면제되지만, 면제되더라도 전자상거래법이 정한 판매자 의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밭에서 딴 고추를 그대로 팔 때도 온라인이면 통신판매업 신고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점은 많이들 놓칩니다.
김농촌씨가 고른 길
위생 부서와 통화를 마친 김농촌씨는 고추장을 바로 담그지 않기로 했습니다. 올해 고추는 말린 상태 그대로 팔고, 고추장은 군 농업기술센터의 가공 교육 일정을 먼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농산물종합가공센터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니, 농업인 자격부터 갖추는 것이 다음 숙제입니다.
집에서 담근 고추장은 맛으로는 충분히 팔릴 수 있지만, 팔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듭니다. 처음 한 해는 신고 없이 팔 수 있는 것으로 손님을 모으고, 그사이 시설과 신고를 준비하는 순서가 덜 위험합니다. 농업인 자격 기준은 농업인 자격 조건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시골 일자리 없다고 포기하기 전에, 집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고추장·청 팔기 전에 많이 묻는 것
농업인이면 신고 없이 가공품을 팔 수 있나요?
아닙니다. 신고가 필요 없는 예외는 ‘누가 파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파느냐’로 정해집니다. 농업인이라도 고추장·청처럼 다른 재료를 섞어 만든 것을 팔려면 신고해야 합니다. 농업인 자격이 도움이 되는 곳은 농업기술센터 가공시설처럼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쪽입니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직접 만든 고추장을 낼 수 있나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원래 직접 판매만 가능해서 직매장 납품이 막혀 있었습니다. 2024년 4월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가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 농가가 직접 기른 농산물로 만든 가공품을 같은 시·군의 직거래 매장에서 팔 수 있게 시범사업을 거쳐 법령을 고치라고 권고했지만, 실제 시행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직매장에 내고 싶다면 군청 위생 부서와 직매장에 지금 가능한지 먼저 물어보세요.
공유주방에서 만들면 집 주소로 신고하나요?
아닙니다. 공유주방에서 영업할 때는 공유주방이 있는 곳을 기준으로 영업을 신고하고, 공유주방 운영자와 맺은 계약이 필요합니다. 공유주방 운영자는 사고에 대비한 책임보험에 들어 있어야 하니, 계약 전에 보험 가입 여부도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참고한 자료
- 식품위생법 제37조·제97조 ·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제25조 ·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 14(업종별 시설기준)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 가공식품 해당 여부 판단 · 과천시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 안내
- 식품의약품안전처 — 즉석판매제조·가공업 택배·퀵서비스 허용(2014.10.) · 식약처 공유주방 운영업 도입(2021.12.30. 시행)
-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정보서비스 — 농산물종합가공센터 ·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 권고(2024.4.) 보도
- 서울시 — 통신판매업 신고 안내
이 글은 2026년 10월 5일까지 확인한 법령과 공공기관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시설 기준의 세부 적용, 수수료, 신고 대상 해석은 시·군·구마다 다를 수 있으니 만들기 전에 해당 위생 부서에 확인해 주세요.
글 속 김농촌씨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며, 실제 인물이나 사례와 관계없습니다.